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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보다, 불편하지 않은 사람
김인식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5.06.20 pm02:56   기사승인 2025.06.23 am12:00 인쇄
우리는 흔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쓴다. 성실하고 배려 깊으며, 도덕적으로 흠 없는 사람.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사람 관계에서 꼭 ‘좋은 사람’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 불편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예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때로는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그 사람과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분위기를 장악하려 하거나 은근히 상대를 평가하는 말투가 관계에 긴장을 만든다. 반대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이 있다. 말에 잔향이 없고, 침묵마저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사람. 그런 이들과의 만남은 에너지를 보충해준다.

이 편안함의 밑바탕에는 예절과 매너가 있다. 겉치레나 위선이 아닌,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진짜 품격이다. 말을 할 때 끼어들지 않고,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며, 상대가 불쾌하지 않도록 말과 표정을 조심하는 습관. 이런 사람과 있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경계심을 내려놓게 된다.

식사 자리에 초대했을 때, 아무리 비싼 밥을 사줘도 ‘그 사람 나오면 나 안 가’라는 반응을 유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 사람 온대?”만으로 참석을 결심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후자가 바로 재수 있는 사람, 그리고 예의 바른 사람이다. 우리는 대부분 기억한다. 자신을 존중해준 사람을, 사소한 상황에서도 예의를 지켜준 사람을.

세상은 점점 빠르고 경쟁적으로 흘러가지만, 관계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예의’와 ‘편안함’이다. 그 두 가지가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확실히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보다, 불편하지 않고 예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 그 다짐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게 우리가 남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sisag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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